발신제한 결말
<발신제한>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출발한 평범한 출근길에 한 통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은 은행센터장 이성규(조우진 분)의 잊지 못할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전화를 건 의문의 남자는 지금 차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즉시 폭발한다고 경고한다. 보이스피싱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주인공은 회사 동료의 차가 폭발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그제야 이 모든 게 진짜라는 걸 알아차린다.
테러 용의자는 누구?
남자가 요구하는 것은 현금 40억 원. 폭발 사고 때문에 아이가 다쳐서 제발 병원에만 보내달란 말에도 의문의 남자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돈부터 보내라"는 말만 반복하고, 피 흘리는 아이는 점점 지쳐간다.
차에서 내리기만 해도, 시간 안에 돈을 보내지 않아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려도 폭탄은 터진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순간, 주인공은 졸지에 도심 테러 용의자가 되어 경찰의 추격까지 받게 된다.
발신제한만의 긴장감 유발 요소
이성규는 폭탄으로부터 무사히 탈출하고 아이들까지 구하기 위한 일촉즉발의 도심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영화는 2016년 국내 개봉된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을 각색한 작품으로 도심 한가운데서 협박 당하는 은행 센터장을 통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앞서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 웰메이드 스릴러 작품들의 편집을 도맡아 온 편집감독 출신인 김창주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데뷔작부터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해 극한 설정,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강렬한 스릴을 만들어낸다.
차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발신제한>은 속도감 하나로 시원하게 질주하는, 여름에 딱 어울리는 스릴러 물이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된 영화는 어느 순간 갑자기 차 안을 지옥도로 바꿔 버리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상황에 몰입해 주인공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발신제한만의 몰입도 넣는방식
데뷔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으로 도약한 조우진은 폭넓은 감정 연기로 관객이 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에게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든다.
클로즈업 신의 비중이 굉장히 많은 편이지만 조우진은 세밀한 표정 변화를 통해 공포감부터 뜨거운 부성애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한다. 주인공과 대척점에 서 있는 악인을 열연한 지창욱 역시 눈길을 모은다.
많은 장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탁 트인 해운대 바다와 고층 빌딩이 늘어선 도심을 가로지르는 카 체이싱 액션 신은 영화의 백미다.
차에서 내리면 폭발한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 대부분의 공간이 차로 한정돼 있는데, 자칫 답답하고 지루할 수 있는 시점에 화려한 카체이싱 장면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극 배경이 부산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발신제한을 보고 느껴지는 사건사고
영화에는 은행 때문에 인생을 송두리째 잃게 된 피해자들이 나오는데, 이러한 설정이 부산이라는 배경과 합쳐지면서 201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저축은행 사태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1년 부도를 맞은 부산 저축은행은 불완전 판매(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 위험도, 손실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로 1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피해를 남겼다.
이후 10년가량이 흘렀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고 기나긴 소송 중인 상황. 결말을 통해 영화는 이러한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 후반부에는 서사의 밀도가 다소 헐거워지는 부분도 있지만 속도감 있는 편집과 배우들의 열연이 이를 메워낸다. 올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면 <발신제한>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발신제한 후기
조우진이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위기에 빠진 은행센터장 성규 역을, 이재인이 아빠와 함께 등교길에 나선 딸 혜인 역을 맡았다. '발신제한'으로 첫 단독 주연에 나선 조우진은 "힘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어쩌다 혈압을 쟀는데 엄청 올라가 있었다. 힘든 척 아픈 척한 것이 아니라 잘 때도 번뜩 깨면서 일어났던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발신제한 촬영 후 느껴지는 감정
이어 "석 달 정도 몰입해서 촬영했는데 할때는 몰랐는데 빠져나올 때 '내가 어려운 작업을 했구나' 느껴졌다. 내가 어려운 작업을 했구나. 굳이 말하자면 혼이 빠져나갔다 들어나갔다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것들이 (영화에) 잘 담겨져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관객들에게 잘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까지 발신제한 결말과 후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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