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박스 줄거리
“어떤 상황에서도 눈가리개 벗으면 안 돼.” 겁에 질린 아이들에게 말로리(산드라 블록)가 몇 번이고 당부한다. 눈가리개를 한 채 집밖으로 나간 이들은 다급히 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아주 힘든 여행이 될 것”이란 말로리의 말처럼 시야를 차단한 채 배를 탄 이들의 모습은 위태롭기만 하다. 영화는 5년 전으로 돌아간다. 임신한 말로리는 자신의 아파트를 화실로 만든 뒤 외출을 자제한 채 그림만 그린다.
버드박스 시작의 알림
미혼모인 말로리에겐 여동생 제시카(사라 폴슨)만이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말로리의 집을 찾은 제시카는 “마트에 사람이 다 찼어. 이번 일은 심각한 거 같아”라며 ‘그 현상’에 대해 전한다.
루마니아에서 최초로 보고돼 유럽과 시베리아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집단자살. 텔레비전 뉴스에선 ‘정신 이상 행동’으로 보인다는 앵커의 말이 이어진다. 이 끔찍한 현상이 말로리의 눈 앞에 와닿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병원 검진을 끝내고 나오자마자 눈 앞에서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어떤 존재’를 목격한 사람들이 홀린 듯 자살하기 시작한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도로에서 제시카마저 세상을 떠나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말로리는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모퉁이 집에 머무르게 된다.
2가지 선택지
매사에 불평불만이 가득하며 ‘꼰대’ 같은 행동을 하는 더글라스(존 말코비치)와 인류의 종말에 관한 소설을 쓰며 자신의 예언이 맞았다고 떠드는 슈퍼마켓 직원 찰리(릴렐 호워리), 종말의 순간에도 희망을 믿는 이라크 전쟁 파병 수의사 톰(트래반트 로즈), 말로리와 비슷한 시기 임신한 여성 올림피아(다니엘 맥도날드) 등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인다. 외부인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누구를 믿을 것인가’하는 질문이 이들을 덮치고, 도덕과 생존이라는 두 선택지 앞에서 갈등은 극에 달한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조시 말러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버드 박스>는 아카데미·골든 글로브를 석권한 여성 거장 수잔 비에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버드박스만의 공포
임산부가 등장한다는 점,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라는 점에서 지난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연상시키도 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소리 없는’ 공포를 선보였다면, 이번엔 ‘볼 수 없는’ 공포다.
얼핏 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도 겹치지만, 바이러스가 아닌 불명확한 존재로 인한 현상이란 점이 다르다. ‘보면 죽는다’는 설정은 관객의 시각을 차단하며 긴장과 공포로 몰아간다.
말로리를 비롯한 생존자들이 자동차의 창문과 틈을 모조리 가린 뒤 네비게이션에만 의존해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도는 극 후반 절정에 달한다. 다소 불친절한 스토리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드박스 다시보기
인류를 종말로 몰아가는 현상의 원인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며, 눈을 가리지 않고도 살아남는 일명 ‘사이코’들은 극에 흥미를 더하지만 어디서 비롯된 존재인지 알 수가 없다.
“글쎄요. 당신 말이 틀렸기를 바라요. 못된 놈과 죽은 자들 얘기요. 더 많은 사람들이 남기를 바라요.” 결국엔 ‘못된 놈’과 ‘죽은 자’ 두 종류의 사람만 남을 거라는 더글라스의 말에 말로리는 이렇게 대꾸한다.
임신을 가리켜 ‘상황’이라 칭하며 아이마저 거부하던 말로리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자, 영화가 ‘모성’ 이상의 연대를 그리고 있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영화 후반부 아이 둘을 옆구리에 낀 채 달리고, 강에 빠지고, 산을 구르는 산드라 블록을 보고 있자면 이 배우에게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 미모’와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일이 실례란 생각마저 든다.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버드박스 해석
버드박스 는 새장을 뜻한다. 안보이게 눈을 가린다는 행동들은 본인이 스스로 안전한 새장에 가두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양한 영화를 더 알아보고싶다면?
지금까지 영화 버드박스 줄거리 해석을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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